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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만 남은 구룡마을…"불나긴 쉽고, 끄긴 어렵다"

<앵커>

서울 강남의 판자촌인 구룡마을에서 어제(9일) 큰불이 났습니다. 이런 판자촌은 불이 나기는 쉽고, 끄기는 어렵습니다. 대형 화재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학휘 기자가 긴급점검했습니다.

<기자>

불이 난 지 하루 만에 찾은 구룡마을은 새까맣게 재만 남아 포탄을 맞은 전쟁터 같습니다.

구룡마을 골목길입니다.

건물 자체가 나무로 지어졌고,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불이 나면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목조 건물에 보온을 위해 비닐이나 보온덮개까지 덮어놨습니다.

[유귀범/구룡마을 자치회장 : 안에는 또 스티로폼이 들어 있어요. 보온하겠다고. 추우니까.]

마을이 만들어진 지 30년이 지나면서 전기 같은 기반시설도 낡았습니다.

[조규관/서울 강남소방서 홍보교육팀장 : 도착해서 보니까 5채·6채 정도가 불이 활활 타고 있는, 연소가 급격히 되고 있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조성된 지 40년이 넘은 쪽방촌을 찾아가 봤습니다.

[김동헌/재난안전원 원장 : 케이블들이 오래되면 파손되고 깨지고, 아무래도 피복이 벗겨지면 누전이나 합선되는 일이 많죠.]  

이곳 역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통로가 너무 좁아서 무슨 일이 발생했을 때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안 되고, 거동 불편자 계시면 대단히 큰 문제가 되겠죠.]

소방기본법에서는 건물 밀집지역 등 화재 우려가 큰 곳을 화재경계지구로 지정해 따로 관리하게 하고 있습니다.

구룡마을과 영등포 쪽방촌을 포함해 전국 115곳이 화재경계지구로 지정돼 있는데, 1년에 한 차례 소방특별조사만 의무 규정으로 두고 있습니다.

[박재성/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화재) 발생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건축법에 의한 방화지구와 연계해 화재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는 쪽방촌 같은 경우, 노인 1인 가구가 많아 일단 불이 나면 대피 자체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주민들끼리 조를 짜서 화재 시 대피 여부를 확인하는 등 현실적인 피해 방지 대책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하 륭,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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