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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주말 또 비…날씨 변화 신호탄?

[취재파일] 주말 또 비…날씨 변화 신호탄?
날씨 전하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삼십년이 넘게 하늘을 보고 살다보니 가끔 문득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과적적인 근거나 이론을 받혀줄 증거나 자료는 부족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에서 얻어진 확신 같은 것인데요. 이런 생각의 대부분은 앞으로 펼쳐질 날씨 전망과 상관이 있습니다.
 
10월 하순에 내리는 잦은 비를 보면서 문득 떠 오른 생각은 서울 등 수도권에 유난히 비가 적게 내렸던 올해의 날씨 흐름이 이제 바뀌고 있구나 하는 것입니다. 날씨가 정상을 되찾는다고나 할까요. 느끼지 못한 분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서울에 내린 비의 총 양을 보면 물 부족 현상은 매우 심각한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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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올 1월부터 9월까지 강수량이 내내 평년 수치보다 적다는 것입니다. 특히 봄철 강수량 부족이 심각한데 올 3월의 강수량은 7mm에 머물러 있죠. 4월과 5월 강수량도 평년값과 비교하면 50% 안팎에 불과합니다.
 
여름에도 비가 적게 내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최근 국지성 호우가 자주 발생하면서 장마철인 7월 못지않게 8월에 내리는 비도 많았는데 올 8월에는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비가 적다고 폭염이 기승을 부린 것도 아니어서 이래저래 올 여름은 큰 특징 없이 지났습니다.
 
이렇게 봄철과 여름철 강수량이 모두 평년수준을 크게 밑돌면서 지금까지(30일까지) 서울에 내린 비의 총합은 750mm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는 셈인데요. 앞으로 두 달 가량이 남았지만 계절적으로 폭우가 쏟아지기는 어려운 시기여서 강수량이 크게 늘기는 어렵습니다.
 
연 강수량이 1000mm를 넘지 못한 해는 지난 30년 동안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이 유일합니다. 이 해는 7월에만 400mm가까운 비가 왔고 그 밖의 달에는 비다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결국 연강수량이 760mm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니까 올 강수량이 800mm에 미치지 못할 경우 26년 만에 가장 비가 적게 내린 해로 기록됩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이런 강수량 부족 현상이 수도권에만 나타났다는 점인데요. 한강 상류에는 충분한 비가 내렸고 이 물이 상수도망을 통해 원활하게 공급되었기 때문에 가뭄의 심각성을 모르고 지난 것입니다.
 
그런데 위의 도표에서 10월은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강수량이 평년값을 웃돌고 있는 것인데요. 지난 주 내린 많은 비가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일부 해안과 남부에는 100mm가 넘는 큰 비가 이어졌는데 10월에 이런 많은 비가 내리기는 쉽지 않죠.
 
이번 주말에도 또 한 차례 비가 예보되어 있습니다. 금요일인 오늘과 토요일인 내일 오전까지 한 차례 비가 내린 뒤 잠시 쉬었다가 일요일 또 비가 내리겠다는 예보인데요. 이번 비 역시 남부의 강수량이 중부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 제주도에는 20에서 60mm의 비가 오겠고 서울 등 중부와 경상북도, 울릉도 독도에는 10에서 40mm가 예상됩니다. 특히 금요일 밤에서 토요일 아침사이에 남부 일부에는 천둥과 번개가 치고 돌풍이 불면서 한 시간에 10mm가 넘는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는 만큼 대비를 잘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10월 강수량의 증가는 주목할 만합니다. 그동안은 발달한 먹구름이 몰려와도 예상만큼의 비를 뿌리지 못했는데, 10월부터는 비구름이 다가서면 어김없이 예상한 정도의 비가 쏟아지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죠. 강수량 부족을 메우는 비가 자주 내리는 것은 좋은데 최근에 나타난 날씨 변화가 겨울철 폭설이나 한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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