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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서울대공원 공무원 성희롱…"오빠가 결혼하자면 하는 거야"

* 대담 : 서울대공원 파견직 A 씨 (성추행 피해 증언)

- 5,6급 공무원, 성희롱 발언 넘어 몸도 더듬어
- 서울대공원 공무원 '슈퍼갑', 근무시간에도 공무원에게 술대접
- 내년 2월이면 직접고용, 눈치 보느라 할 말 못해

▷ 한수진/사회자:
위아래를 막론하고 성과 관련된 추문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소식을 전하는 저도 한숨이 날 지경인데요, 이번에는 서울대공원 공무원들입니다. 서울대공원 5, 6급 공무원들이 용역 업체 파견직 여성들을 성추행해서 논란인데요. 당장 내 밥줄이 달린 문제다 보니 피해 여성들이 항의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용기 내어 목소리를 내는 분이 계십니다. 서울대공원 비정규직 성희롱 피해 진상조사와 가해자 처벌 촉구대회 기자회견에 직접 나선 피해자 한 분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 익명으로 인터뷰 하는 점, 청취자 분들의 양해를 바라고요. 지금부터 만나보겠습니다. 나와 계신가요?
 
▶ 피해자 A씨/익명: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네, 이렇게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현재 대공원에서 무슨 일을 하시나요?
 
▶ 피해자 A씨/익명:
네, 저는 서울대공원에서 셔틀버스 운행 및 안내, 반납 직을 맡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계세요?
 
▶ 피해자 A씨/익명:
네, 버스 운행하고 안내하는, 동물원 사파리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예, 그러면 근무하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피해자 A씨/익명:
2009년 2월부터 현재까지 6년차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비정규직법에 의하면 2년 근무해야 정규직이 되는 거잖아요. 어떻게 6년 동안 비정규적으로 일할 수 있으셨어요?
 
▶ 피해자 A씨/익명:
지금 이곳은 2년마다 퇴직과 입사를 반복 갱신합니다. 용역 고용 승계로 인해서 업체만 바뀌고 서울동물원에서의 업무는 계속 같은 업무를 계속 반복하게 되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러니까 피해자 분을 고용한 용역회사를 대공원 측에서 자꾸 바꾸는 방식으로, 그렇게 정규직 채용은 하지 않고 계속 고용은 해왔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피해자 A씨/익명:
예,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요. 서울대공원에서 일하는 서울시 공무원들이 비정규직 여성들을 성추행 했다고요. 언제 있었던 일인가요?
 
▶ 피해자 A씨/익명:
올해 7월 1일부터 2일까지, 양일간 서천 서울시 공무원 연수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워크숍을 떠나신 거라고요?
 
▶ 피해자 A씨/익명:
예.
 
▷ 한수진/사회자:
1박 2일로?
 
▶ 피해자 A씨/익명:
예.
 
▷ 한수진/사회자: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요?
 
▶ 피해자 A씨/익명:
지금 부임한지 1년이 안된 6급 공무원 팀장이 처음으로 워크숍을 진행하고 추진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용역실장으로 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실장이 여자 분이시고, 출발 전부터 매표소 직원들한테 “6급 공무원 팀장이 우리를 위해 애써주셨다면서 술도 따라드리고 사진도 찍어드리고 웃으면서 분위기 띄우라”고 지시하면서 출발을 하게 됩니다.
연수원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우선 매표소 여자 직원들한테 술을 강권하고 안마시면 굉장히 불쾌해 하셨고, 뒷자리에 같이 합석하게 된 6급 공무원 팀장님이 “어린 것들하고 노니까 좋다, 예전에는 늙은이들하고 일해서 피곤했었다, 다음 워크숍에도 불러달라”고 했고, 술을 과하게 마신 A 주무관이, 남자 주무관입니다, 이 분이 휴게소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하니까 6급 팀장님이 “나이가 많아서 오줌발이 시원치 않을 테니까 싸서 말리라”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다 듣고 있는데 그렇게 이야기했나요?
 
▶ 피해자 A씨/익명:
옆에 여직원들은 다 있는 상태입니다. 그랬더니 용역여자실장이 그럼 여기서 제일 젊은 남자기사 한 분을 가리키면서, “오줌발이 제일 세겠다”고 말합니다. 점심시간 이제 고깃집을 가게 돼서 사람들이 다 같이 한 테이블에 둘러앉습니다. 거기서 매표소 직원한테 이제 6급 팀장님이 (여직원의) 이름을 지칭하면서 “결혼하자”라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결혼을 하자고요? 이건 또 무슨 소리에요?
 
▶ 피해자 A씨/익명:
“오빠가 결혼하자고 하면 네라고 대답 하는 거야”라고 하면서 그 친구한테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그 친구는 ‘네’라고 대답을 합니다. “결혼 콜? 결혼 콜?”, “네”이 상황에서 서비스용역실장, 여자 실장은 부추깁니다. “오늘 결혼을 하면 첫날밤이네? 합방 콜” 그러면서 박수를 유도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자, 워크숍 가는 길이 이런 이상한 대화들이 계속 오고 갔군요?
 
▶ 피해자 A씨/익명:
네, 계속 유지가 됩니다. 그런 상태에서 그 용역여자실장은 “합방을 하면 2세가 생기잖아. 2세, 2세” 그러면서 아이들한테 박수를 유도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워크숍 떠나기 전부터 용역 회사 간부가 일종의 술시중 들라고 사전 교육도 했고, 가는 길에 내내 성희롱적인 발언들이 계속 이어졌고요. 그런 걸 그냥 계속 듣고 계셨고.. 그리고 부당한 신체 접촉도 있었다고요?
 
▶ 피해자 A씨/익명:
예, 지금 그렇게 말로만 진행?던 것들이 이제 밤에 횟집을 가고 노래방에 가면서 실질적으로 술이 취하신 5급 공무원 과장님께서 이제 거기 있는 매표소 여직원들을 더듬기 시작하십니다.
 
▷ 한수진/사회자:
신체를 막 만졌다는 뜻이지요?
 
▶ 피해자 A씨/익명:
어깨에 손을 올리거나 허리를 만지작거리시거나 아니면 실수인 듯 엉덩이 쪽으로 또 손이 가시고, 아이들이 싫다고 이야기를 하고 정말 불쾌하다고 표현을 해도 노래방이 어둡고 워낙에 시끄럽고, 이런 상태에서 당한 친구들은 바깥으로 뛰쳐나오게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 두 명이 아닌 것 같네요, 그런 일을 당한 분들이. 그리고 안 된다, 불쾌하다, 이러지 말라 분명히 말도 했다는 말씀이시죠?
 
▶ 피해자 A씨/익명:
그런데도 손을 잡아끌고...
 
▷ 한수진/사회자:
무시하고 계속 그렇게 했군요, 그래서 그 자리를 피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었다 이런 말씀이에요, 워크숍에서 성추행이 처음인가요? 아니면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어요?
 
▶ 피해자 A씨/익명:
지금 이 성추행이 용역여자실장 같은 경우는 근무시간에도 근무지에서 술을 대접을 합니다. 대접이라고 하면 남자 공무원들을 모셔다가 소수의 여자직원들을 부르고 그렇게 술을 마십니다. 그런 과정에서도요.
 
▷ 한수진/사회자:
근무시간에요?
 
▶ 피해자 A씨/익명:
예, 예.
 
▷ 한수진/사회자:
근무시간에 공무원들을 불러서 술대접을 한다, 그 때 그 때 여직원들을 부른다, 그리고요?
 
▶ 피해자 A씨/익명:
퇴근시간에도 운영과 사무실 아니면 여자 매표소 직원들 휴게실에서 안주를 준비해서 먹던가, 시키던가, 이런 식으로 하면서 거기서 이제 그런 일들이 가끔 벌어진다고 들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니 근데 이정도로 해야 될 정도로 서울대공원 공무원들이 ‘슈퍼 갑’에 위치해 있는 건가요?

▶ 피해자 A씨/익명:
그렇죠. 비정규직인 저희가 지금 공무직으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고요. 지금 제일 예민할 때입니다. 위쪽에서는 그걸 가지고 굉장한, 막강 권력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시고, 그 권력을 등에 업고 용역실장은 저희에게 여러 가지들을 해침하게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이 그 전환 시기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피해자 A씨/익명:
예,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직접고용과 관련된 문제를 말씀하시는 거죠?

▶ 피해자 A씨/익명:
지금 저희가 용역회사와는 1월 31일자로 계약이 끝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서울시 측에서도 직접 고용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 피해자 A씨/익명: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게 내년 2월이죠?

▶ 피해자 A씨/익명:
내년 2월 1일부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다보니까 또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은 점이 있겠네요.

▶ 피해자 A씨/익명:
예, 지금 다들 눈치 보기 바쁘고, 위에다 잘 보여야 된다는 그런 것 때문에 하지 말아야 될 행동들도 많이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그래요. 자 왜 이런 일이 시작됐다고 보세요? 결국 용역 업체 소속이라는 비정규직이라는 불안한 고용관계 때문이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 피해자 A씨/익명:
그렇습니다. 지금 현재는 갑과 을의 상하관계라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지금 그쪽에서는 저희를 사람으로 대우를 하고 그만한 가치를 두는 게 아닙니다. 어떤 소모되는 그런 기계 같고, 너희 아니라 다른 얘, 너도 되고...
 
▷ 한수진/사회자:
그런 말들을 한다는 거군요?

▶ 피해자 A씨/익명:
그렇죠. 자기가 명령하면 명령에 따라라 상명하복, 그런 게 그 상명하복이 본인뿐만 아니라 용역실장, 여자 실장이, 여기 총괄실장이 “내 말에 토를 달면 그것도 문제가 되는 거”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공무직 전환에 근무평가에 반영을 해서 공무직 전환에 지장을 주겠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한테(비정규직 여성들)...

▷ 한수진/사회자:
꼼짝 못하게 했다, 이런 말이군요. 그래요. 용역 업체로부터도 그렇게 또 당하고, 또 서울대공원 공무원으로부터도 공무원이면서도 일반 기업체 못지않게 소위, 소위 말하는 지금 갑질을 한 거고 말이죠. 근데 지금 보도 보면요, 뒤늦게 서울시 감사에 나섰고요, 지난 7월 그 워크숍에서 성추행을 한 두 공무원에 대해서는 대기발령을 내린 상태라고 하던데, 이만하면 조치가 잘 이루어 졌다고 보세요?

▶ 피해자 A씨/익명:
제가 현재 지금 이 과정에 오기까지 동물원 간부님들, 윗분들에게 말씀을 드리고 도움을 요청을 했는데,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면서 이분들이 했던 행동은, 지금 제가 부당한 업무발령을 당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업무발령 건에 대해서 말도 안 되는 동의서 사인을 받아갑니다. 지금 현재 이분들에 대한 조치를 하기는커녕 저희한테 오히려 문서화 시켜서 무언가를 자꾸 받아내려 하셨고, 지금 현재는 방송을 통해야만, 언론을 통해서 어떠한 제가 행동을 해야만 조치를 합니다.
처음에는 (공무원들을) 부서 이동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또 방송을 하고, 갑자기 저는 처벌을 요구한다고 했는데 사과 이야기를 들먹이면서 그 쪽에서 어느 정도 협상을 하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다시 또 언론을 찾아가서 이야기 하니까 그때서야 지금 대기발령 낸 게 21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려고 하십니다. 정말 제대로, 지금 현재 그렇게 가해를 하셨으면, 그것에 대해서 벌을 받고, 그리고 그것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그 사람들까지도 모두 제대로 처벌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그러네요. 저희도 일이 어떻게 마무리 되는지 꼭 지켜보겠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성추행과 성희롱 당해도 문제제기 못하는 이유, 그건 비정규직 여성의 불안한 고용 때문일 겁니다. 내 밥줄을 쥐고 있는 사람에게 얼굴 붉히는 것 쉽지 않죠. 하지만 그렇다고 넘어가선 안 될 겁니다. 피해자분들이 바라는 대로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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