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는 마이너스"…진땀 흘린 신제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황당' 질문에 진땀 흘린 금융위원장

정형택 기자 goodi@sbs.co.kr

작성 2014.10.03 17:05 수정 2014.10.03 21:3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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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대표 : (대출금리가) 하락했다고 했는데 상승표시 한 건 뭔니까?
신제윤 금융위원장 : 예?
김무성 : 하락했다고 말씀했는데, 0.25% 상승이라고 표시됐는데...
신제윤 : 어디?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 : 세모. 세모
김무성 : 삼각형
신제윤 : 아. 마이너스 입니다.
김무성 : 마이너스 표시에요?
신제윤 : 네. 마이너스. 세모(△)가 마이너스입니다.


2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가 오른 이유를 따져 묻겠다는 새누리당의 요청으로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엉성했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금융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에 표시된 마이너스 표시(△, 통상적으로 정부 보고서에서는 음수 표시를 '-' 대신 '△'로 표시합니다.)를 상승(+) 기호로 오해하는 해프닝을 연출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귀여운 실수에 불과했습니다. 새누리당의 의혹과 달리, 시중 대출 금리는 실제로는 오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신제윤 위원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중의 13개 은행의 대출금리가 일제히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4개 은행의 대출금리는 소폭 인상됐는데, 이는 기준금리 인하 전 대출 확대를 위해 가산금리를 대폭 인하한 특판 대출금리를 정상화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결국, 새누리당의 오해로 오지 않아도 될 금융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하게 된 셈입니다.

민생 경제를 챙기겠다는 좋은 취지와는 달리 부실한 준비로 회의은 엉성하게 진행됐습니다. 날카로운 질문 대신 평소 최고위원들이 궁금했던 경제 상식을 묻고 답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최고위원들의 '황당' 질문도 계속됐습니다.



이완구 원내대표 : 환율 관련 해서도 한 말씀 해주세요.
신제윤 : 환율은 제 직접 소관은 아닙니다만, 제가 과거 기획재정부에 있었기 때문에 말씀드리면 환율 부분도 여러가지 중요한 거시경제 변수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관계부처와 협의해서 잘 대응해서...
이완구 : 말씀을 아끼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됩니까?
신제윤 : 왜냐하면 제 소관이 아니라서.
이완구 : 아.
신제윤 : 제가 직접 말씀드리기에는 조금.


금융위원장의 권한 밖 질문이 이어졌고, 심지어는 '정부가 기준금리 결정에 개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해치는 발언까지 쏟아졌습니다.



이인제 최고위원 :기준금리 결정은 한국은행의 고유권한이에요?
신제윤 : 네. 기준금리의 결정 권한은 한국은행이 독립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인제 : 일본이 왜 아베 총리가 양적완화 한다고 할 때, 일본 은행이 반발하니까 어떻게 뭐 했던데.
김무성 : ㅎㅎ 부당한 압력이지.
이인제 : 한국은행이 독립공화국은 아니잖아요. 아니 한국은행이 독립공화국은 아니지 않냐는 이 말이에요. 대한민국 안에 있는 조직 아니에요.


결국, 최고위원회의 내내 신제윤 위원장은 난처한 표정을 지어야 했습니다.

과거 군 부대 폭행 사건이 큰 파장을 일으켰을 때 한민구 국방장관을 불러 질타했던 것처럼 새누리당은 앞으로도 주요 현안이 발생할 경우, 해당 기관장들을 최고위원회의에 출석시켜 현안질의를 할 계획입니다.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이겠다는 건데요, 안 그래도 바쁜 기관장들을(자료 준비를 위해서 그 밑의 공무원들은 사전에 더 많은 준비를 해야합니다) 부르는만큼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