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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이웃사랑의 작은 실천…공간나눔 운동 '이어쉼'

[취재파일] 이웃사랑의 작은 실천…공간나눔 운동 '이어쉼'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누구라도 어딘가 조용히 앉아 물이라도 한잔 마시며 잠시 쉬어가고 싶다. 그런 장소는 굳이 멋스럽거나 화려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남의 눈치가 의식되기 때문에 보통은 비싼 자릿세를 내서라도 카페나 편의점 등을 찾는다. 하지만 그런 커피값도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많다. 서울시가 일하는 중간중간 휴식이나 식사를 할 마땅한 장소가 없는 여성 근로자들을 위해 시내 8곳을 선정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간을 공유할 수 있는 '이어쉼'(이동하는 여성근로자 쉼터)을 마련했다.

'이어쉼'이 들어선 곳은 중구 신당종합 사회복지관, 광진구 서울 다문화가정 협의회, 서대문구 서울 은현교회, 금천구 사랑채 요양원, 영등포구 여성복지회관, 동작구 동작여성 인력개발센터, 서초구 서초2동 주민센터, 강동구 열린공간 강일카페 등 8곳이다. 1인 근로 형태로 여러 장소를 이동하며 일하는 요양 보호사, 가사 도우미, 아이 돌보미 등 돌봄 종사자들과 방문 판매원, 보험 설계사, 학습지 교사, 우유 배달원 등이 주 이용대상이지만 직장 여성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용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광진 서울 다문화가정 협의회는 오후 5시, 중구 신당종합사회복지관은 오후 8시)까지이며, 광진 서울 다문화가정 협의회와 금천 사랑채 요양원에 있는 이어쉼은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다.

취파

서울시는 지난 2월 ‘서울시, 좋은 돌봄을 말하다’란 주제로 열린 정책 워크숍에서, 이동하는 중간에 식사나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돌봄 종사자들의 의견에 착안해 이들이 쉴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또 공간 확보를 위해 지난 4월~6월 동 주민센터나 유관기관 등 시설 내 유휴 공간을 발굴하고 이 가운데 접근성이 뛰어나고 공간 활용이 가능한 지역을 우선 선정해 8곳을 선정했다. 이동 중간에 휴식과 간단한 식사를 하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테이블, 의자, 소파가 비치돼 있고 냉·난방시설이 갖춰져 있다. 장소에 따라 정수기, 전자레인지, 커피 포트 등이 마련된 곳도 있다고 한다.

'이어쉼' 공간이 마련됐다고 해서 이동이 잦은 여성근로자들이 얼마나 이용할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런 작은 배려 하나만으로도 묵묵히 일하는 여성 근로자들의 마음 한켠은 따뜻해지지 않을까 싶다. 주위를 둘러보면 새롭고 멋진 건물들은 매년 생겨나지만, 정작 맘 편히 쉴 만한 휴식공간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낮시간 사용하지 않고 비어있는 공간도 많다. 이동이 잦은 여성 근로자들을 위한 작은 배려에서 시작됐지만 이런 따뜻한 공간 나눔 운동이 우리나라 전역으로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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