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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브리핑] 日 화산 분화…등산객이 찍은 영상보니 '끔찍'

<앵커>

방금 보신 것처럼 일본에 화산이 폭발해서 30명 이상이 숨지고, 또 수십 명의 실종자가 발생하는 큰 사고가 발생을 했습니다. 오늘(29일)은 도교를 연결해서 이 소식 자세히 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선호 특파원 나와 있습니까? (네, 도교입니다.) 일단 인명 피해가 큰 것 같은데 사고 당시 상황부터 간략하게 정리를 해볼까요?

<기자>

네, 분화가 시작된 게 토요일 오전 11시 53분쯤입니다.

날씨 좋은 주말이라 등산객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인명 피해도 커졌습니다.

한 등산객이 당시 상황을 휴대폰 영상에 담았는데, 그 화면부터 보시겠습니다.

[등산객 촬영 영상 : 이거, 위험하다. 내려가자. 밑으로 피난소가 어디지? 저기다. 저쪽으로 가자. 가자. 밑으로.]

산 정상에서부터 화산재가 마치 폭풍처럼 쏟아져 내려옵니다.

이 영상의 길이가 모두 1분 30초인데, 첫 발견에서 이렇게 화산 폭풍에 휩쓸릴 때까지 1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분화가 일어난 곳은 나가노현과 기후현 사이에 있는 3천 67m 높이의 온타케 산입니다.

지난 2004년에도 한 차례 분화가 있었던 곳으로, 7년 만에 또 폭발한 겁니다.

화산 연기 기둥이 세 갈래로 뻗어 있는 것으로 봐서, 세 곳에서 동시다발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앵커>

최 기자 그런데 방금 화면에 봤습니다만, 화산 연기가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는 것도 있습니다마는 산을 타고 급속도로 아래로 내려오는 이런 특이한 모습이 보였거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게 인명피해를 키운 원흉인데요, 그런 현상을 '화쇄류'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앞서 보신 영상을 촬영한 등산객의 말부터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구로다/영상 촬영자 : '우두둑'하는 산사태 같은 소리가 났습니다. 숨도 쉴 수 없고, 뜨겁고. 이렇게 죽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두둑하는 산사태 같은 소리가 났다. 그리고 뜨거웠다. 이렇게 증언하고 있는데 화쇄류의 특징과 일치합니다.

화산이 폭발할 때 공중으로 수천 m까지 솟는 화산재와 별도로 산비탈을 따라서 빠르게 쏟아져 내리는 일종의 화산 폭풍이 화쇄류입니다.

고온가스와 화산재, 돌이 뒤섞여 있습니다.

바로 이 화쇄류 때문에 산장 지붕이 뚫리거나, 사람이 돌에 맞아서 골절을 입는, 심하면 목숨이 위험해지는 경우까지 발생을 한 겁니다.

일본 기상청은 대규모 분화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비슷한 규모의 분화는 추가로 더 발생할 수 있다고 예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인명 피해가 많다고 들었는데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심폐 정지, 이걸 사망으로 봐야겠죠? 31명이나 됐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헬기를 동원한 구조활동이 어제 아침부터 시작됐습니다.

20명 정도가 헬기를 통해서 구조가 됐는데, 하지만 안타깝게도 산 마루에 구조대가 들어가 보니까 31명이 심폐 정지, 말 그대로 심장과 호흡이 정지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일본 정부나 언론은 만에 하나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희망, 또 사망 판단은 의사만이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사망이라는 직접 표현 대신 심폐 정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중상자를 포함해서 부상자도 마흔 명에 이르고, 아직도 40여 명의 행방을 모르는 상황입니다.
 
더구나 어제 오후에는 유독 가스가 너무 심해서 구조활동도 중단됐습니다.

낮은 지대에 있던 생존자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산을 내려온 사람도 있습니다마는 고지대 생존자들은 꼼짝없이 하룻밤을 더 산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날이 밝는 대로 자위대원들을 포함해서 구조대 550여 명을 다시 투입할 계획입니다.

<앵커>

더이상의 희생자가 없기를 바라고요, 최 특파원, 그런데 일본은 이 화산이라든지 지진 같은 형태의 자연 재해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정도 사고가 전혀 예측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사실 지난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한 130여 회 정도의 화산성 지진이 관측이 됐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인 12일부터 그 수가 급감했습니다.

때문에 별다른 조치가 취하지 않은 거고요, 또 이번 지진의 발생 구조가 예측을 좀 어렵게 한 측면도 있습니다.

이번 분화는 마그마에 가열된 지하수가 폭발을 일으키는 수증기 분화로 분석이 됩니다.

끓어오른 마그마가 직접 분출되는 마그마 분화와 달리, 분화의 전조가 약해서 예측이 어렵습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에는 가고시마현 사쿠라지마 지방 화산 폭발로 도시 전체가 화산재를 뒤집어 쓰기도 했고, 태평양 연안 화산섬 니시노지마에서는 지금도 분화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후지 산을 비롯해서 일본의 활화산은 엄격하게 보면 한 80여 곳, 좀 넓게 보면 110곳 정도 있는데, 이게 전 세계 활화산의 7% 정도가 일본에 있는 겁니다.

일본 정부는 그 가운데 47곳을 정밀감시 중입니다.

이번 분화가 일어난 온타케 산도 그중의 한 곳인데요, 정밀 감시를 하는데도 큰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현재의 감시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추가로 분화가 이어날 가능성도 있고, 때문에 지금 나가노 상공을 지나는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기 운항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일본 열도의 전역이 긴장과 슬픔에 빠져있습니다.
 
<앵커>

대규모 분화는 가능성이 없다고 합니다마는 추가 분화의 가능성이 또 있다고 하니까 더이상의 인명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 日 화산 폭발로 31명 심폐 정지…'화쇄류' 뭐길래

▶ [현장 포토] '온타케산 탈출 행렬' 화산재 자욱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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