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AG성화 점화자 이영애 탄로, 친절한 조직위?

[취재파일] AG성화 점화자 이영애 탄로, 친절한 조직위?
인천 아시안게임 개회식 총연출가인 장진 감독은 지난 8월27일 기자회견에서 성화 점화자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분에 대한 정보가 나왔습니다. 너무 너무 신선해서 걱정이 될 만큼 신선했고요. 그분이 마지막으로 성화대에 불을 붙여서 아시아경기대회의 시작을 알릴 때 어떤 즐거움이 있을 건지, 또 그 신선함에 대해 다른 분들이 다른 얘기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부분을 준비하자고 했습니다.”

직접적인 말은 하지 않았지만 장진 감독은 개회식 성화 최종 점화자가 흔히 생각하듯 스포츠 스타가 아니라는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인천 아시안게임 성화 점화자와 점화 방법은 그동안 극도의 보안을 유지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미리 알아내려고 해도 도무지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아시안게임 개막을 겨우 하루 앞두고 절대로 공개돼서는 안 될 성화 점화자의 신상이 사실상 드러났습니다. 오늘 조직위원회가 배포한 <개회식 해설 자료>에는 성화 점화자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000씨,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알리고 있는 000씨는 중국에 초등학교를 설립하는 등 나눔과 봉사를 통해 아시아의 화합에 기여함”

이영애 캡쳐_500
이 설명에 딱 들어맞는 사람은 사실상 한류스타 이영애 씨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이영애씨는 드라마 '대장금'과 영화 '친절한 금자씨'를 통해 중국·일본 등 동아시아는 물론, 이란과 터키 등 서아시아까지 이름을 알린 한류의 선봉장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대장금'은 한류의 불모지였던 이란에서 80%가 넘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고, 요르단과 인도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됐습니다. 이영애씨는 기부금을 바탕으로 한 '이영애 소학교'도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인근 춘안(淳安)현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타이완 여자 아기의 수술비와 입원비 등을 위해 약 10만 달러(약 1억100만 원)를 내기도 했습니다.

결국 비밀을 철저하게 지켜야 할 조직위원회가 스스로 점화자가 누구인지를 밝힌 셈이 됐습니다. 조직위에서 <개회식 해설 자료> 배포를 맡고 있는 부서는 <개폐회식부>입니다. 역대 각종 국제대회에서 성화 점화자에 대해 사전에 이렇게 소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실수치고는 너무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것입니다. 아무튼 성화 점화자의 신상이 사실상 공개되자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패닉에 빠졌습니다.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조직위원회의 선택은 이제 2가지뿐입니다. 개회식을 하루 앞두고 성화 점화자를 교체하는 것이 한 방법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영애 씨를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영애 씨가 성화점화자로 낙점된다면, 논란을 빚을 공산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스포츠와 관계없는 배우가 성화 점화자로 나선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다된 밥에 코 빠뜨리게 된’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어떤 선택을 내릴 지 궁금합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