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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대원 죽음으로 내몬 고강도 포로체험 훈련이란

특전사 대원 죽음으로 내몬 고강도 포로체험 훈련이란
실제 상황 같은 고강도 극한 훈련에 나섰던 꽃다운 특수부대원 2명이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어제(2일) 충북 증평의 제13공수특전여단 예하부대에서 특수전 훈련 도중 사고가 발생, 이모(23)·조모(21) 하사가 숨지고, 전모(23) 하사가 부상했습니다.

특전사에 따르면 사고는 어제 오후 11시 이 부대 내 모의 훈련장에서 발생했습니다.

5인 1조로 이뤄진 훈련 과정에서 3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이들 중 2명이 청주 성모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병원 측은 이들의 사인을 질식사로 추정했습니다.

특전사 정훈공보부는 오늘(3일) "구체적인 사고 경위는 오전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고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포로체험 훈련' 중 발생했습니다.

군 당국은 정확한 훈련 명칭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적군에게 포로로 잡혔을 경우에 대비,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한 것입니다.

훈련 내용은 일반인들은 감내하기 어려운 고강도, 고난도 형태로 이뤄졌습니다.

무릎을 꿇린 상태에서 얼굴에 천으로 만든 밀폐된 주머니를 씌우고 양팔은 뒤로 결박한 채 1시간 가량 참아내는 극기훈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훈련장 내부 조건이 어떠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부대 측은 타박이나 고문은 결코 없었다고 강조했지만, 훈련 자체가 위험천만한 '극한 도전'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훈련은 우리 특전사에 올해 새롭게 도입됐습니다.

특전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 영국, 호주 등의 특수전 부대에서 벌이는 프로그램을 올해 처음 도입한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미국에서 들여왔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외국에서도 훈련 도중 사망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결과적으로 고참 특수부대원조차 경험해 보지 못한 훈련을, 신참 특수부대원들의 목숨을 담보로 안전 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고강도의 위험한 훈련이라는 점에서 훈련 참가 병사들의 적응 상태을 봐가며 강도를 점차 높였어야 했지만 이런 기본적인 수칙조차 지켜지지 않은 탓에 대원 2명을 죽음으로 내몬 것입니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훈련을 중단, 구호에 나섰어야 했는데도 질식사할 지경이 되도록 방치했다는 점 역시 안전사고 예방책이 미흡한 채 훈련이 이뤄졌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워 보입니다.

사고 부대의 한 관계자는 "적절하게 통제하고, 훈련을 진행해야 했는데 미숙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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