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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갑상선암 검사, 받아? 말아?

 국내 암환자가 110만 명에 이르고, 그 중 21만 5천명이 갑상선암이라고 합니다. 암 환자 10명 중 한 명은 갑상선암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갑상선암이 발생하는 비율면에서나 증가하는 속도 면에서나 부동의 세계 1위입니다. 왜 유독 우리나라에 갑상선암 환자가 이렇게 많은 것인지 그 원인이 궁금해질 수 밖에 없는데요.

최근 정부가 “증상이 없으면 환자에게 검사를 권하지 말라”는 내용의 암검진 권고안 마련에 나서면서 갑상선암 ‘과잉진료’ 논란이 다시 거세지고 있습니다. 갑상선암 전문의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고, 일선 병원에는 환자들의 수술취소가 이어지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갑상선암 발생률 세계 최고, 초음파 검진 유행이 만든 결과"
"대부분 1cm 미만의 혹…평생 모르고 살아도 돼"

                                vs

"과다 검진 때문이라고만 볼 수 없어"
"식습관 유전적·환경적 요인에 대한 추적조사 要"


8월 28일 SBS 이슈인사이드 <갑상선암 초음파 검사받아? 말아?>에 출연한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갑상선암 발생률 세계 1위라는 불명예는 병의 유행이 아니라 초음파 진단의 유행이 만든 현상"이라며 "검사받은 사람 중 암 확정 판정을 받은 환자는 1%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함께 출연한 정기욱 서울아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검사를 많이 하면  발병률이 높아지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갑상선암이 늘어난 원인을 초음파검사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식습관이나 유전적 요인, 환경의 영향 등 한국 사람들의 발병 요인을 좀 더 다양하게 장기적으로 추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이용식 건국대병원 두경부외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갑상선암이 많이 발병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도는 아니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엔 우리처럼 갑상선암 조기 검진을 많이 하지 않는다"며 ‘과잉검진’이 원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건강검진 항목에 갑상선암 검사가 포함된 이후 지난 10 년 간 갑상선암  환자는 10배 늘어났습니다. 그만큼 조기진단이 많이 이뤄졌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조기진단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습니다.

정기욱 교수는 "확실한 것은 진행이 많이 된 암은 진행이 덜 된 암에 비해 치료성적이 나쁠 수 밖에 없다. 지금 찾아낸 작은 종양이 더 나쁜 상황으로 가게 될지 아닐지는 의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반해 이정권 교수는 "모든 암이 조기진단이 좋은 건 아니다, 갑상선암은 생존율이 99%에 이른다, 매우 천천히 진행기 때문에 조기진단의 효과가 적다는 얘기이다. 조기검진 이후 발견된 작은 혹 때문에 암 확정 판정을 받을 때까지 환자가 받을 스트레스를 누가 책임져야 하느냐"며 반문했습니다. 이용식 교수도 " 갑상선 종양의 대부분이 1cm 미만의 작은 혹이다. 다시 말해 조기 검진을 통해서 발견이 안 됐다면 평생 모르고 살아도 될 ‘순한 혹’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조기 검진 후 양성인데도 굳이 떼어내고 수술 후유증에 시달리는 환자들도 많다. 삶의 질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내려주도록 도와주는 것이 의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갑상선암 검진 권고안 논의, 철저히 환자 입장에서 결정해야"

갑상선암 검사 뿐 아니라 수술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습니다. 이용식 교수는 "다른 암에서의 재발은 거의 죽음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지만 갑상선암은 99%가 생존 가능하다, 환자가 수술을 해서 얻는 이익과 함께 해가 무엇인지 철저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조동찬 SBS의학전문기자는 "갑상선암 조기검진이나 수술 문제는 전문가들이 논의해야 하는게 당연하지만, 전적으로 환자를 위한 논의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기욱 교수는 “이미 손으로 목을 만졌을 때 혹이 잡히면 늦은 거다, 그래서 검진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수술은 마지막 수단이다.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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