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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관 낡아 수돗물 줄줄…연 5천억 땅으로 샌다

<앵커>

상수도관에서 수돗물이 줄줄 새고 있습니다. 땅속에 묻힌 지 20년이 지난 철제 수도관에서 부식이 일어나면서 깨지고 터져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렇게 새 나가는 물의 양이 한해 5천억 원, 지난 5년 동안 2조 5천억 원에 이릅니다. 특히 농·어촌 지역처럼 재정자립도가 낮은 시군의 누수 현상이 심각합니다.

긴급점검,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태백의 한 가정집입니다.

주방의 수도꼭지를 최대로 틀었지만 물줄기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김정연/주민 : 아이들이 씻고 세수할 때는 뻔히 서 있어야 돼. 잠가줘야 애들이 씻고. (왜, 물이 안 나와서요?) 그래 여기 물이 안 나오니까.]

지대가 높은 곳에는 수돗물이 아예 한 방울도 나오지 않습니다.

주민들은 이틀에 한 번 2톤의 물을 지원받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최영기/주민 : 전에는 물이 잘 나왔었습니다. 그런데 누수가 되는지 올라오기 시작하다가 멈춰버리고.]

누수 탐지기로 조사해보니 근처 15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상수관이 파손됐습니다.

구멍 뚫린 상수관에서 수돗물이 분수처럼 새어 나와 가정집까지 공급이 안 된 겁니다.

주택가 도로 아래에 매설된 또 다른 상수관에서도 수돗물이 새고 있습니다.

2012년 기준 전국의 수돗물 누수율은 43.6%, 군지역이 광역시보다 5배가량 높고, 태백시의 경우 전국 평균의 6배나 될 정도입니다.

원인은 낡은 상수관, 전국적으로 교체가 시급한 20년 이상 노후 상수관은 전체 3분의 1 가량 됩니다.

특히 농촌지역의 경우 집들이 띄엄띄엄 있어 설치비용이 비싼 데다 누수까지 많지만, 상수도관 개량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상수도관 신규 설치에만 국고지원이 가능하고, 이처럼 낡은 수도관 교체 사업에는 정부지원이 전혀 없는 점도 농촌지역 시군의 수돗물 악순환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낡은 상수관 교체에는 15조 8천억 원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지난 2010년 지자체에 국고 1천600억 원을 지원해 상수관 교체 시범사업을 벌인 게 전부입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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