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교황 떠난 빈자리 커요"…우리사회 상처 깊었다

<앵커>

교황이 떠난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그분의 빈자리가 유난히 크게 느껴진다, 이런 분들 많습니다. 만 닷새가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는데, 이렇게 허전함이 큰 이유, 그만큼 우리 사회의 상처가 컸다는 반증일 것 같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단원고등학교 2학년생이 교황에게 보낸 편지 일부입니다.

[어른들에게 신뢰를 잃었고 이 세상에 대해 신뢰를 잃었습니다.]

[정운선/소아정신과 교수, 단원고 상담센터장 : 나이 많은 남자 이미지에 대해서 거부감이 많더라고요. 선장이 아버지 역할을 못 한 것에 대해서 대표성을 가지고, 나이 많으신 분들에 대한 반감이 있는 게 아닐까.]

미국의 연구를 보면, 어머니에게 상처를 경험한 입양아나 이혼 가정의 아이들은 어머니와 비슷한 연령대 여성에 대해 거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상처를 다시 받지 않기 위해 비슷한 사람을 아예 멀리하는 방어 행동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신뢰 관계를 형성한 여성에게는 보통 사람보다 훨씬 큰 호감을 보였습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교황에 대한 큰 호감은 우리 내면의 깊은 상처가 반영됐고, 떠난 이후 그만큼 허전함도 컸다는 분석입니다.

[최진주/인천시 남구 : 위로를 많이 받지 않았나. 근데 여기 계셨다가 가시니까 어느 한구석이 공허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문제는 우리의 상처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겁니다.

[이 은/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앞으로도 꾸준히 치료라는 것은 수년~수십 년에 걸쳐서 이루어져야 하는 과정이지, 몇 달, 며칠에 걸쳐서 이루어지는 과정이 아니거든요.]

짧은 기간 위로를 받았지만, 우리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건 우리 스스로의 몫입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김경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