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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지역 정치 참여가 '삶의 질' 높인다

<앵커>

여러분은 지금 살고 계신 지역에 얼마나 만족하십니까? SBS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조사를 해봤더니 삶의 만족도는 사는 지역사회의 질에 따라서 크게 달랐습니다. 지금 저쪽의 지도에서는 색깔이 짙게 나타날수록 만족도가 높은 지역입니다. 사회의 질은 복지와 교육, 문화 같은 제도적인 역량과 사회참여, 정치참여 같은 시민역량, 그리고 출산, 자살, 범죄율 이런 건전성을 나타내는 항목으로 구성이 돼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대도시는 10점 만점에 5.6점을 받았는데, 지방 군 단위는 평균 3.9점에 그쳤습니다. 3년 전 조사보다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삶의 질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됐습니다. 지방 중소도시라도 지역에 따라서 사회운영과 지역정치에 주민이 열심히 참여하는 곳은 삶의 만족도가 훨씬 높았던 겁니다. 미래한국리포트 <참여와 분권의 지방자치시대>, 오늘(7일)은 그 첫 번째 순서로 바로 그런 곳들을 찾아가보겠습니다.

이병희 기자입니다.

<기자>

마을 어귀에 주민 수십 명이 모였습니다.

오늘은 온천 가는 날.

일명 '온천버스'로 불리는 승합차를 타고 마을을 나섭니다.

예전부터 가고 싶었지만 버스를 두세 번 갈아타야 할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동안은 엄두도 못냈습니다.

[강덕희/79세, 경북 예천군 직산리 : 못 오죠. 버스가 예천(시내)까지 갔다가, 여기 왔다가. 또 갈 때도 두 번 타야 하니까 젊은 사람은 몰라도 우리같이 80살 된 사람은 다니기 힘들어요.]

1년 전부터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예산 지원없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동길/경북 예천군 공무원 : 기름값은 물론 지원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제도로 정착되어 가고 있습니다.]

독거 노인들이 함께 식사하고, 함께 잠을 잘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명 '행복 잠자리 사업'도 지자체가 시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시민들이 지자체 정책에 관여하고, 또 좋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이 지역의 삶의 지표를 나타내는 주요 지수들이 최근 2~3년새 크게 높아졌습니다.

예천군의 시민역량 지표는 군 단위에서는 드물게 전국 230개 지자체 가운데 10위권에 올랐고, 이런 시민들의 참여가 지역의 건전성을 100단계 이상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인구 20만명의 중소도시인 경기도 오산시입니다.

초등학생 수십 명이 한 유적지 근처에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정규 교과 시간의 일부를 지역 주민과 학부모들이 참여해 아이들을 직접 가르칩니다.

[송희순/학부모 자원봉사자 : 저희 아이들이고 저희가 관심을 가져야지 이런 부분에서 지원도 더 받을 것 같고요.]

시민들이 교사가 돼 관내 초등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시민참여학교'에는 지난해에만 2천30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중 하나인 오산시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에 철저히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교육과 문화, 복지, 의료 등 제도적인 영역에서 골고루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결국 시민의 '참여' 가 대도시와 농촌, 중소도시 간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최호준,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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