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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이 선원들 구하는 동안…벽 기어오르던 승객들

<앵커>

침몰 당시 배 안팎의 상황 다시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해경도 물론 그 위급한 상황에서 선원인지 승객인지 구분할 겨를도 없었겠지요. 하지만 갑판 위에라도 올라가서 배 안에 갇힌 승객을 구해보려는 노력은 분명히 부족했습니다. 그 배 안에 400명 넘는 승객이 생사의 기로에서 떨고 있었습니다.

심영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최초 신고 후 43분이 지난 오전 9시 35분 해경 경비정이 사고해역에 도착합니다.

배는 이미 45도 이상 기울어진 상황, 승객 대부분은 안내방송을 믿고 선실 안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4월 16일 선내 방송 :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세요.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면 더 위험해요.]

방송을 들은 선생님은 움직이지 말고 있으라며 스마트폰으로 제자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습니다.

이렇게 승객들은 선실에 있었는데, 정작 선원들은 배에서 탈출할 준비를 시작합니다.

세월호 왼쪽에 다가선 해경 고속단정이 기관사 등 선원 7명을 구조하고 먼저 도착해있던 헬기는 배 오른편 위로 줄을 내려 또 다른 선원인 조리장과 조리원을 구해냅니다.

해경 경비정은 아예 선원이 모여 있던 조타실 앞에 뱃머리를 갖다 붙입니다.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원 8명을 구조했습니다.

이렇게 해경이 선원들만 구하고 있는 사이, 일부 승객들은 자체 판단으로 복도로 나가 벽면에 기댄 채 구조를 기다립니다.

[생존자 :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있었는데 (상황) 보니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살아야겠다 해서 올라가서.]

배가 많이 기울면서 3층에서 나오기 힘들어지자, 4층에 있던 '파란 바지 아저씨' 김동수 씨가 소방 호스를 메고 내려가 필사적으로 학생들을 끄집어냅니다.

반대편인 배 왼쪽에 있던 해경은 배 밖으로 나온 선원들을 구하느라 선체 안으로 들어갈 시도조차 못 했습니다.

[김경일/해경 123정 정장(사고 당시 출동) : 경사가 심해서 못 올라가고 그대로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배가 70도 넘게 기울어진 상황, 해경은 그때서야 조타실 앞 3층 객실 유리창을 깨고 승객 7명을 구합니다.

배 오른쪽에서는 복도로 나와 있던 김동수 씨 등이 벽을 기어오르다시피 하며 다른 승객들을 끌어올리던 순간입니다.

[배 기운다, 배 기울어, 어이 배 기울어.]

오전 10시 20분 배가 완전히 뒤집어지기 직전까지 구조활동을 벌이던 김 씨 등이 간신히 구조됩니다.

해경은 어민들과 같이 침몰 직전 마지막으로 바다에 뛰어든 승객들을 배 위로 건져 올렸습니다.

마지막 구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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