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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나온 승객만 구한 해경…대피 지시도 없었다

<앵커>

배 밖으로 나온 사람이라도 구하려고 애쓴 건 맞습니다. 하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 해경의 초기 구조작업은 문제가 많았습니다. 해경이 내세우는 핵심 가치. 안전·헌신·신뢰와는 달랐습니다.

최호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아직 3층 객실까지 바다 위로 드러나 있던 오전 9시 38분 구조대원 2명이 탄 해경 고속단정이 침몰 중인 세월호로 접근합니다.

그리고는 선원 5명만을 태운 채 돌아옵니다.

가장 중요했던 시점에 이렇게 작은 고속단정이 전부였습니다.

[김경일/해경 123정 정장(사고 당시 출동) : (승객이) 약 400에서 500명으로 보고받았습니다. 이 배가 크고 저희는 작기 때문에요, 기울기 각이 (해경 경비정을 옆에 대면) 저희가 세월호 선 측 밑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해경 구조대원은 사전에 탈출한 선원들과 뒤늦게 급히 빠져나온 일부 승객들을 구하는 게 다였습니다.

선체 내부에 진입해 승객들에게 대피를 지시하는 해경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김용기/해경 경장 : 사람들이 하도 많이 내려오니까. 맨 처음에는 (선체로) 올라가려고 갔는데, 사람들이 내려오니까 선 구조를 먼저 해야 하지 않습니까. 바다에 뛰어 내리면 구조를 안 하면 춥고, (탈출 승객) 구조를 우선적으로 해야 되기 때문에.]

11분 만인 9시 49분 좌현이 물에 잠기면서 상황은 더 어려워졌고, 뒤늦게 가까이 다가선 경비정에서 다급해진 해경은 망치로 조타실 주변의 일부 유리창을 깨며 승객들을 구조합니다.

그나마 그것도 그 때뿐, 오른쪽 4층 유리창을 가리키는 손끝도, 그대로 무시됩니다.

이 마지막 순간에, 해경은 유리창 안쪽에 보이는 생존자조차 그대로 버려둔 채 뱃머리를 돌렸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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