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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화물 결박장치 구조적 문제 있었다

세월호 화물 결박장치 구조적 문제 있었다
침몰 여객선 세월호의 화물 고정장치가 구조적으로 부실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을 보면 세월호는 선수 갑판에 컨테이너 총 38개를 적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화물을 결박하는 고박 담당 근로자들은 세월호 갑판의 고정장치가 매우 부실하다고 전했습니다.

고박 담당 인천항운노조의 한 근로자는 세월호 선박 갑판에는 각각의 컨테이너 4곳의 모서리를 고정하는 '콘' 시설이 있지만 잠금장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화물선이나 컨테이너선이 모두 잠금장치를 갖춘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잠금장치가 없으면 콘 시설은 컨테이너를 고정하는 기능이 아니라 그저 컨테이너를 받혀 주는 기능밖에 발휘하지 못합니다.

근로자들은 다른 선박과 달리 세월호에는 와이어로 강하게 조여 화물을 고정하는 '턴버클' 장비조차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컨테이너 위를 쇠줄이 아닌 밧줄로 두르고 바닥에 있는 고리에 묶는 것 외에는 화물을 고정할만한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화물 고정시설이 부실한 탓에 화물선 침몰 당시 갑판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 수십개는 배가 기울자마자 순식간에 쏟아졌습니다.

탑승객 김모 씨는 5층 갑판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배가 기우는가 싶더니 갑판의 컨테이너들이 바다에 우르르 쏟아졌다며 컨테이너들이 왼쪽으로 쏠리면서 '쿵'하는 소리와 함께 바다로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화물 고정 시설이 부실하기 짝이 없는데도 그동안 개선되지 않은 것은 화물 고정작업에 대한 청해진해운의 하청 방식 때문이었습니다.

청해진해운은 화물 고정 업무를 화물 하역 담당인 A통운에 맡겨 왔습니다.

그러나 A통운은 고박 면허가 없기 때문에 고박 면허 전문업체인 B 공사에 하도급을 줬습니다.

B공사는 세월호의 화물 고정을 위해 1회 작업에 인천항운노조 일용직 15명을 동원하고 작업 뒤 일당을 주는 식으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일용직 노동자들은 B공사 담당자의 지시에 따를 뿐이었고 B공사는 갑의 위치에 있는 청해진해운에 화물 고정 시설을 보강해 달라고 건의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A통운의 한 관계자는 자신들은 화물을 배 안에 싣는 선적작업을 주로 담당해 고박 시설이 적절한지 아닌지 잘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사건 이후 B공사 담당자에게 '고정 시설을 보강해달라고 왜 요구하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을인 입장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겠냐'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세월호는 침몰 당시 승용차 124대와 화물차 56대 등 차량 180대를 싣고 있었습니다.

적재한도를 30대 초과한 것입니다.

운항관리실에 제출한 '출항 전 점검보고서'에는 컨테이너를 적재하지 않았다고 기재했지만 침몰 당시 바다에서 발견된 컨테이너만 수십 개에 달했습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화물 과적과 고정시설 부실이 세월호 침몰사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 집중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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