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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센터-세월호 교신 공개…'우왕좌왕 31분'

<앵커>

세월호가 침몰한 지 벌써 닷새째 밤을 맞고 있습니다. 오늘(20일)도 애타게 기다리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현장에선 밤을 밝히는 구조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하기 직전, 진도 관제센터와 마지막 교신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세월호 승무원들은 교신이 이뤄진 31분 동안 허둥대기만 하고 승객들을 탈출시키라는 지시도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윤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9시 7분, 해경 진도관제센터와 세월호 간 급박한 교신이 시작됩니다.

[진도 VTS : 세월호, 세월호 여기 진도 연안 VTS. 귀선 지금 침몰 중입니까?]

[세월호 : 예, 그렇습니다. 해경 빨리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진도 관제센터는 곧바로 주변에 있던 선박들에게 사고 현장으로 가 구조하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9시 14분, 주변 선박들이 사고 현장에 접근하자 진도관제센터는 승객들이 탈출 가능한 지 세월호에 묻습니다.

[진도 VTS : 세월호, 현재 승객들이 탈출이 가능합니까?]

[세월호 : 지금 배가 많이 기울어서 탈출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답한 지 10분 만에 이번엔 세월호에서 먼저 탈출하면 구조가 가능하냐고 되묻습니다.

그러자 관제센터가 다급하게 당장 탈출을 지시하라고 말합니다.

[세월호 : 지금 탈출을 시키면 구조가 바로 되겠습니까?]

[진도 VTS : 머뭇머뭇하지 마시고 라이프링(구명튜브)이라도 착용시키고 탈출시키십시오. 빨리!]

그러나 세월호 승객들에게는 탈출 지시가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9시 38분, 관제센터가 현재 상황을 묻자 알아서 탈출할 사람만 탈출하고 있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돌아오고는 교신이 끊겼습니다.

[세월호 : 해경이나 옆에 상선들은 50미터 근접해 있고, 좌현으로 탈출할 사람만 탈출 시도하고 있다는….]

31분 동안 11차례 교신, 세월호 승무원들이 우왕좌왕 허둥대는 사이, 수백 명을 구할 수 있었던 '골든 타임', 가장 중요한 시간이 허비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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