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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폭 좁은 '로로선' 이미 위험성 경고했었다

<앵커>

앞서 보도해 드린 일본의 아리아케호, 그리고 이번에 침몰한 세월호, 모두 같은 종류의 선박입니다. 이른바 로로선이라는 건데, ROLL ON, ROLL OFF, 즉 화물을 트레일러나 자동차를 이용해서 수평으로 싣는 배입니다. 이런 형태의 선박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 국제 해사기구는 이미 1997년에 로로선의 위험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유덕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09년 9월 필리핀 해역에서 1천 명 가까이 탄 페리선이 바닷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사람과 화물을 많이 실은 상태에서 바람의 영향으로 무게 중심을 잃고 갑자기 기울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5시간 만에 침몰해 30명 넘게 숨지거나 실종됐습니다.

이 배 역시 세월호를 운행하다 한국에 판 일본의 마루에이 사가 운영하다 필리핀 여객사에 넘긴 겁니다.

세월호와 아리아케호와 같이, 이른바 로로선입니다.

국제해사기구는 이미 1997년에 로로선의 위험성을 경고했었습니다.

속도를 내기 위해 일반 화물선에 비해 선폭이 상대적으로 좁습니다.

넓은 화물칸으로 이어진 문은 항해 도중 손상될 수 있고, 바닷물이 들어오기 쉬워 한 번 침수가 시작되면 빠르게 침몰합니다.

승객이 대피할 시간이 부족한 겁니다.

2006년 2월 홍해를 지나다 침몰해 1천 200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알 살람 98호, 1994년 발트 해에 가라앉아 850명이 희생된 에스토니아호, 1987년 약 10분 만에 침몰해 190명 넘게 숨진 헤럴드 엔터프라이즈호 모두 이런 로로선입니다.

침수 원인은 제각각이지만, 세 경우 모두 침수가 시작되면 균형을 잃고 쓰러져 급격히 가라앉아 참사가 이어졌습니다.

세계적으로 로로선에 대한 안전 지침과 구조개선이 꾸준히 이뤄져 왔지만, 사고가 나기만 하면 대규모 인명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로로선의 안전 관리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 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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