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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부른 '분리대'…튕겨나간 차량 두 동강

<앵커>

도심 도로 중앙분리대에 나무나 잔디를 심어 화단처럼 꾸며 놓은 모습 많이 보셨을 겁니다. 보기에는 예쁘고 좋지만 교통사고를 오히려 키울 수 있습니다.

윤나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로 중앙에서 흙먼지가 일더니 차량 한 대가 반대편에서 달리던 차량을 그대로 덮칩니다.

중앙분리대를 넘어간 차량은 차체가 두 동강 나고, 운전자는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지난달 경기도 일산에서도 과속 차량이 중앙분리대를 뛰어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목격자 : 그냥 떠버리더라고 차가…. 나무를 치고 이 반대 방향으로 (타고 넘어온 거야.)]

사고가 난 도로에는 모두 화단형 중앙분리대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밑부분에 설치된 연석은 성인 남성의 한 뼘 높이도 안 됩니다.

화단형 중앙분리대의 경우 높이가 낮아 과속으로 달려오던 차량이 반대편으로 차선으로 튕겨 나갈 위험이 큽니다.

게다가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중간에 멈췄다 갈 수 있어 오히려 무단횡단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무단횡단 시민 : 횡단보도로 가자니 너무 멀어서 (화단형 중앙분리대엔) 거치적거리는 것도 없고 편하니까….]

큰 키의 나무를 중간에 심으면 중앙선 반대편의 시야를 가려 교차로 사고위험이 커집니다.

이런 위험에도 지자체에서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설치하는 것은 도시 미관 때문입니다.

[고양시청 관계자 : (가드레일은) 좀 미관상 안 좋다 보니까 친환경적이기도 하고, 철 구조물보다는 나무가 있는 게 (보기 좋으니까.)]

화단형 분리대는 사고 우려 탓에 제한속도가 시속 80km 이하인 곳에만 설치하게 돼 있지만, 새벽이나 심야에는 과속하는 차량이 많아 현실성과 안전성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이수범/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 중앙에 (화단형 분리대가 같은) 시설이 없으면 차가 넘어가더라도 돌아오면 되는데 어떤 시설물이 있으면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미관 때문에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만들더라도 반드시 중간에 가드레일을 설치해야 한다고 교통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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