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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는 소 값 파동…신음하는 한우 농가

<앵커>

소 값 파동은 한우 시장의 총체적인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점차 번져가고 있습니다. 과잉 사육, 급상승한 사료 값,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 어디부터 풀어야 할지 실마리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남 논산의 한 한우 농장입니다.

5개월 전 태어났을 때만 해도 '보물단지'였던 송아지가 지금은 사료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니다.

[한정현/축산농민 : 너무 싸서 판매를 못하고 있어요,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지날수록 더 손해가 납니다. 사료 값은 자꾸 들어가고 송아지는 커 가고.]

6년 전 9마리였던 한우가 70여 마리까지 늘었지만 키울수록 해마다 3000만 원씩 빚 더미만 쌓여갑니다.

이 축산농가는 남편 퇴직금을 털어 한우 사육에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한숨만 나옵니다.

마리당 250만 원에 송아지를 사서 2~3년 동안 키웠지만, 가격은 500만 원 선에 불과합니다.

손해를 감당하기 어려워 밑지는 줄 알면서도 계속 소를 처분하는 바람에 한때 280마리나 되던 한우는 1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늘어만 가는 사료 값을 감당 못해 요즘엔 먹이를 줄여가며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이이자/축산농민 : 아침, 점심, 저녁을 줘야 하는데 아침, 저녁 두 번만 주고, 조금 사료 값이 힘드니까 한 번이라도 덜 들어가게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우 사료 값은 25kg 한 포대에 1만2500원 선으로 2년 전 8000원과 비교해 36%나 올랐습니다.

곡물사료와 1대 1 비율로 공급하는 조사료 볏짚 가격도 300kg 기준으로 작년보다 20% 가량 뛰었습니다.

그나마 볏짚 사료는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논에 이렇게 쌓아있는 볏짚들은 대부분 중간상인들이 대량 구매한 뒤 판매를 미뤄둔 것들입니다.

결국, 가격 상승 요인이 돼 축산농님들에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소 값 폭락사태와 관련해 지난 2009년 이후 과잉 사육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고를 해왔다면서 시장원리에 따른 자율적인 도태를 촉구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료 값 인하를 위해 사료업체에 대해 원료구매자금 600억 원을 긴급 지원하고, 수입 사료에 대한 세율을 낮추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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