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노동'없는 고용노동부의 현주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취재 단상

정형택 기자 goodi@sbs.co.kr

작성 2011.09.24 13:49 수정 2011.09.24 13:5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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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가 있었습니다. 오전 현안 질의에 이어 오후에는 증인 신문이 있었는데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 의원들은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하루 9시간을 달려도  최저임금 수준의 돈을 벌고 있는 퀵서비스 노동자와 1,400일 가까이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하고 있는 재능교육 노조원들이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이들은 근로 형태나 급여를 지급받는 방식 등에서 직접 고용된 노동자들과 동일한 형태로 일하고 있지만, 특수고용직(자영사업자)으로 분류돼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늘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 퀵서비스 기사들은 산재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고, 재능교육 노조는 법외 노조에 머물고 있습니다.

근로자와 자영사업자를 가르는 기준은 '전속성'에 있습니다. 전속성에 대한 판단은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 전속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보수적으로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전속성'에 대한 판단은 법원 판례에 따라야 한다는 원칙만을 강조했습니다. 사용자들의 주장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목소리를 고용노동부 장관이 내고 있었습니다.

노동자는 상대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정동영 의원은 이채필 장관에게 전속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노동자 편에 서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최대의 정책 목표를 일자리 창출로 잡고 있습니다. 최근 정치권의 복지논쟁에서 보여지듯 정부 역할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고 있는 현실에서, 일자리 창출, 특히 소위 '좋은 일자리 만들기'는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면서도 사회 안전망을 확대하는 가장 좋은 해법입니다.

다시 말해 정부의 곳간을 허물지 않고도(재정지출 없이도) 곡식을 나눠줄 수 있는(복지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근래의 글로벌 경제위기가 유럽 등 선진국의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점을 상기할 때, 일자리 창출은 더 없은 묘책입니다.

이런 시기에  고용노동부가 매진하겠다는 것은 쌍수들어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고용부의 역할 말고도 노동부의 기능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노동자의 권리와 권익을 보호하는 역할 역시 고용노동부의 중요한 책무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준말을 '노동부'가 아닌 '고용부'로 쓰고 있습니다. 명칭에서는 빠질지언정 당초 노동부가 만들어진 취지와 원래 감당해야 할 몫까지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