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제설함... 사라지는 염화칼슘

정형택 기자 goodi@sbs.co.kr

작성 2011.01.13 15:17 수정 2011.01.14 16:2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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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올 때를 대비해 간선도로와 골목 곳곳에 제설함이 설치돼 있습니다. 누구나 제설함 안에 든 염화칼슘과 소금, 모래 등을 이용해 언제든 필요한 곳에서 제설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그런데, 현장 취재 결과 상당수 제설함이 텅 비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몇몇 곳은 쓰레기만 쌓이는 곳으로 전락했습니다.

제설함을 관리하는 지자체들은 주민 탓으로 돌립니다. 염화칼슘을 채워 놓기가 무섭게 주민들이 집으로 가져간다는 겁니다. 상습 결빙지역보다 우선 내 집 앞 눈부터 치우고 보겠다는 이기심에 제설함이 텅 비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제설용 염화칼슘 대부분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현지 수급사정이 원활하지 못해, 최근 25kg짜리 염화칼슘 한 포대 가격이 5천 원에서 7천 원으로 치솟자 염화칼슘을 가져가는 주민들이 더 늘었다고도 했습니다. 염화칼슘 뿐만 아니라 제설용 삽과 빗자루도 없어지기 일쑤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제설함이 텅 비어 있는 이유를 제 때 제설함을 채워 놓지 않는 게으른 행정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염화칼슘을 가져가는 것에 대해서도 나름의 이유를 댔습니다.

제설함이 큰 도로 변에 주로 설치돼 있어, 고지대나 좁은 골목에 사는 주민들은 접근하지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때문에 만약을 대비해, 염화칼슘을 가까운 곳으로 옮겨 놓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눈이 오면 녹지 않은 영하의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설함의 역할이 더 강조되는데요, 주민들을 탓하기 보다는 현장의 어려움을 한 번 더 살피는 세심한 행정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