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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한 조선왕릉의 문화적 우수성

왕릉 전체의 통합적 관리 인정받아. 자연경관 융합, 공간배치 뛰어나

조선왕릉 40기 전체(북한소재 2기 제외)가 2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조선왕조 유산의 우수성을 세계로부터 인정받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은 이로써 조선왕릉을 포함해 세계유산 9건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유네스코는 등재 평가 보고서에서 조선왕릉은 유교적, 풍수적 전통을 근간으로 한 독특한 건축과 조경 양식을 지닌 점, 제례의식 등 무형의 유산을 통해 역사적인 전통이 이어져 온 점, 조선왕릉 전체가 통합적으로 보존관리 되는 점을 들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에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유네스코는 문화재 지킴이, 전주이씨대동종약원 등 지역ㆍ사회 공동체가 문화재 보존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또 조선왕릉이 능침공간, 제향공간, 진입공간으로 나뉘고 공간마다 독특한 조성방식과 석물이 있어 전체 공간 구성에서 가치가 있다는 점과 도시화로 말미암은 피해가 거의 없으며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돼 완충지역에서 개발행위를 금지한다는 사실도 등재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조선왕릉은 같은 유교문화권인 중국과 일본, 베트남 등의 왕릉과 비교했을 때도 독자성을 인정받았다. 평지에 능을 인공적으로 조성하는 중국 왕릉과 비교하면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뤘으며 일본 왕릉에 비해서는 더 긴 역사를 자랑하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제례 공간인 종묘(1995년)와 왕실 생활문화공간인 창덕궁(1997년)에 이어 사후세계 공간인 조선왕릉이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조선왕조의 문화적 우수성과 독창성을 세계가 널리 인정했다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선왕릉은 전문가들로부터 한국의 독자적인 문화와 중국의 성리학 이론, 자연경관을 적절하게 융합했으며 공간배치, 석물의 조형도 빼어난데다 보존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왕조가 500년 이상 이어졌고 모든 왕과 왕비의 능이 온전히 남아 있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조선왕릉이 유일하다.

왕릉을 이루는 광대한 수목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부분적으로 사라지고 외곽의 경계가 약간 변형된 사례도 있지만 왕릉을 형성하는 핵심 부분은 조선 시대의 형태를 거의 그대로 간직한 채 현재까지 보존ㆍ관리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관리인인 능참봉과 관리 시설인 재실과 수복방을 뒀으며 해방 이후에는 문화재관리국에서 조선왕릉을 관리하면서 현재까지 원형을 잘 보존할 수 있었다.

매년 제향일에는 전주이씨대동종약원과 능별 봉향회를 중심으로 제례절차에 맞춰 제례를 치루는 것도 살아있는 유산의 전형을 보여준다.

시기별로 공간의 크기, 시설물의 건축 형식, 석물의 사용과 규모 등에서 각각 차이가 있어 이를 통해 당시의 시대적 사상과 정치사, 예술관을 살펴볼 수 있고 왕릉 조성에 대한 내용은 의궤, 능지 등 여러 기록문헌에 담겨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풍수를 고려해 입지를 선정해 자연환경을 최대한 고려하면서도 제례공간으로서 위엄과 상징성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능의 전체 형태와 석물, 석조시설 등은 예술적으로 조선만의 고유한 독창성까지 보여주고 있다.

각 능은 본래의 자연지형을 보존하기 위해 단릉, 쌍릉 등 다양한 형식으로 조성됐으며 정자각, 수복방, 수라간, 재실 등 제례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만 설치해 자연과 조화를 이뤘다.

유교의 전통을 바탕으로 하면서 매장자의 극락영생을 염원하는 불교적 요소와 12지신상 등 도교적 전통이 반영되는 등 여러 전통 사상을 집적하면서도 고도의 미적 간결함을 표현하는 유산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국왕의 무덤은 절대 왕권을 과시하기 위해 규모를 크게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나 조선왕릉은 유교적 위민사상에 따라 규모가 과대하게 크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도성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범위에서 풍수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위치를 찾다 보니 특정 지역에 집중해 있는 것이 아니라 입지 조건이 우수한 여러 곳에 산재해 있다.

조선왕릉의 세계유산 등재는 기존에 등재된 종묘, 창덕궁과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조선왕조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관광산업을 크게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관광객이 20% 늘어난 제주도가 좋은 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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