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리스 총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급진좌파 정당이 정권을 잡았습니다. EU와 미국 같은 이해 당사국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우리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노유진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그리스 총선이 끝나고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로 떠오른 알렉시스 치프라스입니다.
올해 마흔 살로 집권 여당을 누르고 과반에서 한 석 모자란 149석을 차지한 급진좌파연합 '시리자'의 대표입니다.
그의 결정에 따라서 19개국 경제공동체인 EU는 물론 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는 지난 2010년 IMF 등으로부터 2천400억 유로, 우리 돈 290조 원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습니다.
조건은 공무원 구조조정과 임금과 연금 삭감 등 혹독한 긴축 정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 실업률은 여전히 25%나 됩니다.
경제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유로존을 탈퇴하더라도 긴축정책을 쓰지 않겠다는 좌파정당을 국민들이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치프라스/시리자 대표 : 그리스는 민주주의로 돌아갈 것이며, 그리스인은 사회적 단결과 위엄을 되찾을 겁니다.]
그리스가 긴축정책을 쓰지 않는다면 구제금융은 중단될 수 있습니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리스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유로존을 탈퇴하는 '그렉시트'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EU로서도 유로존 탈퇴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입장입니다.
그리스와 사정이 비슷한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연쇄탈퇴가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경제공동체가 무너질 수 있고,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오바마 미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우려 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된다면 우리나라도 충격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임태섭/경영학 박사, 맥쿼리증권 대표 : 유럽 중앙은행은 돈을 더 풀어서 시스템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할 겁니다. 우리나라는 수출경쟁력, 무역수지에 여러 가지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치프러스는 선거기간 동안 유로존을 탈퇴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선거 압승으로 유로존의 불안은 더욱 심해질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