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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팁(Tip)'에 얽힌 황당한 뉴스들

[월드리포트] '팁(Tip)'에 얽힌 황당한 뉴스들
아시다시피 미국은 ‘팁’(tip) 문화가 정착된 곳입니다. 서비스가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10~20%의 팁을 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정찰가격제가 정착된 곳이라 통상 재화에는 모두 가격표가 붙어있는데, 이 가격에 9%의 세금 (캘리포니아 주는 다른 곳에 비해 세금이 많이 붙습니다.)을 더해서 계산해야 합니다. 또, 거기에 서비스가 곁들여지면 10~20%의 팁을 더 얹어 주게 됩니다.

예를 들어보죠. 한인 타운의 한 식당에서 칼국수 한 그릇의 가격은 8달러 99센트(1만 원) 정도 합니다. 여기에 9%의 세금, 80센트 정도가 붙고 팁으로 10% 남짓 더 얹어주게 되면 칼국수 한 그릇의 가격은 11달러 가량 합니다. 우리 돈으로 1만 2천원 가량 하는 셈입니다. 물론 서비스가 맘에 들지 않으면 팁을 놓지 않고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서설이 길었네요. 오늘은 공교롭게도 팁에 얽힌 황당한 뉴스들이 세 건이나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취파
 
우선, 훈훈한 소식부터 먼저 전하죠. 필라델피아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택시 운전사 오마르 매이가는 거리에서 한 손님을 태웠습니다. 손님이 타더니 어디로 가자고 하는데 불과 1km 남짓한 거리였습니다. 매이가가 손님을 태우고 목적지에 도착하니 미터기에는 4달러 31센트 (5천 원)의 요금이 찍혀 있었습니다. 손님은 신용카드를 내밀었고 매이가는 평소대로 신용카드를 결제했습니다. 그런데 손님이 내리고 난 뒤 영수증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취파
 
택시요금 외에 팁으로 989달러 98센트가 찍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택시 요금은 5천 원이었는데 110만 원 가까이를 팁으로 주고 내린 겁니다. 매이가는 이 사실을 택시 회사에 알렸고 택시 회사는 혹시라도 손님이 실수로 그리 했을 수 있어 신용카드 회사에 알아봤는데, 택시 손님이 본인의 신분을 밝히지 않도록 해 놨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팁 989달러 98센트는 매이거의 몫이 됐습니다. 택시 요금 대비 2만 3천 퍼센트의 팁을 받은 겁니다.
 
취파
 
이번에는 팁에 얽힌 또 다른 훈훈한 뉴스입니다. 디트로이트에 있는 한 피자 가게는 아침 일찍 피자 주문을 받았습니다. 쉐라톤 호텔 컨퍼런스 룸으로 피자 한 판을 배달해 달라는 주문이었습니다. 다만 조건은 정확히 2시 20분에 맞춰서 피자를 갖다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알았노라며 그 시각에 호텔 프런트로 피자 배달부를 보내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2시 20분, 피자 배달부 랍은 호텔 프런트에 피자를 들고 서 있었습니다. 잠시 뒤 한 남성이 다가오더니 피자를 들고 따라오라는 것이었습니다. 랍은 어리둥절하며 남성을 따라갔습니다. 컨퍼런스 룸으로 들어간 랍은 남성의 인도에 따라 무대 위로 올라갔고 피자를 건넴과 동시에 팁을 받았습니다. 팁은 2천 84달러, 우리 돈 300만 원에 달하는 돈입니다. 그리고 컨퍼런스 룸에 모여 있던 약 200명의 회의 참석자들로부터 힘찬 박수도 받았습니다. “단지 피자 한 판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엄청난 팁을 주다니요. 어리둥절하네요. 여하튼 정말로 고맙습니다.” 
 

이 모임은 한 부동산 회사의 연례 회의였습니다.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는 그 누구에게든 이렇게 1년에 한 번씩 뭔가 그 노고에 감사하는 행사를 여는 게 우리의 관행입니다.” 행사를 주관하는 스테이시 맥베이의 설명입니다. 
 
팁에 얽힌 훈훈한 뉴스 두 가지를 전해드렸는데, 이번에는 정말 황당하고 짜증스러운 얘기입니다. 당시의 상황이 담긴 CCTV가 유튜브에 올라왔고 CNN의 뉴스 풍자 전문기자 ‘지니 모스’에 의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웨스트 포트에 있는 팰리스 피자는 한 자동차 판매점으로부터 피자 주문을 받았습니다. 피자 점원 탠시가 차를 몰고 판매점에 도착해 피자를 내려놓고 돈을 받았습니다. 피자 값은 42달러 몇 센트였는데, 판매점에 있던 여러 사람 가운데 한 명이 현금으로 50달러를 냈습니다. 피자 점원 탠시는 잔돈 7달러 남짓이 당연히 팁이라고 생각하고 피자 가게로 돌아왔습니다.
 
취파
 
그런데 잠시 뒤 자동차 판매점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피자 점원이 잔돈을 주지 않고 그냥 사라졌다는 것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피자 점원 탠시는 차를 몰고 다시 그 판매점으로 향했습니다. 판매점에 도착한 탠시는 7달러 몇 센트를 돌려줬습니다. 그리고는 ‘왜 미리 말하지 않았느냐, 당연히 팁으로 알고 받아 간 거였는데 이렇게 다시 돌아와야 하느냐’고 한마디 했습니다. 그러자 잠시 뒤 판매점 직원들의 욕설이 십자포화마냥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야~ 엉덩이를 걷어차기 전에 빨리 사라져.” 이 뿐이 아닙니다. “이봐. 그 빌어먹을 사장보고 당장 전화하라고 해. 당장 그 사장에게 말해서 당신을 자르게 할 테니까…”

영어로는 갖은 욕설이 포함돼 있지만 여기서는 그나마 순화해서 번역한 겁니다. 그리고 직원 한 명이 실제로 피자 가게에 전화를 걸어 매니저에게 화를 내며 고압적인 자세로 항의했습니다. 그런데 그 매니저는 나중에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원래 그 판매점이 이곳 여러 배달부들로부터 욕을 먹는 곳이에요.”

 
 
얘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아만다라는 여성이 ‘GoFunfMe’ (스타트 업들이 사업 기금을 모으거나 누구를 돕기 위해 자선 기금을 마련할 때 개설하는 웹 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참담한 기분을 느꼈을 탠시를 위한 팁 모금을 위한 페이지였는데 불과 2~3일 만에 2만 달러(2천 2백만 원)가 넘는 기금 (팁)이 모였습니다.
 
취파
 
물론 서비스가 흡족하지 않거나 더 나아가 불만스러울 때는 팁을 한 푼도 놓지 않고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종의 항의 표시입니다. 하지만 성실히 일하면서 손님에게 만족감을 줄 만큼 친절할 경우라면 10~20%로 관행화된 팁의 범위를 넘어서 팁을 주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결국 팁이 미국에서 정착되게 된 데는 ‘당신의 서비스에 감사합니다’라는 의사 표현이 관행과 제도로 굳어진 것이라 하겠습니다.

위 세가지 뉴스 가운데 맨 마지막 뉴스의 경우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팁을 주기는커녕 ‘갑질’ 행세를 하려는 못난 사람들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분노가 어떤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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