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월드리포트] 살해당한 아내…뒤늦게 밝혀진 추악한 음모

[월드리포트] 살해당한 아내…뒤늦게 밝혀진 추악한 음모
미국 디트로이트의 제인 바샤라 살해 사건이 일어난 것은 지난 2012년 1월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 보도가 수백 건에 달할 만큼 미국에서는 당시 꽤나 관심을 일으킨 사건입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오늘 최종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그리고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추악한 진실도 속속 드러났습니다. 먼저 당시 사건부터 되짚어 보겠습니다.
 
2012년 1월 24일, 남편 밥 바샤라의 신고가 경찰서에 접수됐습니다. 부인인 제인이 실종됐다면서 빨리 찾아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남편 밥은 이 지역 로터리 클럽의 회장을 지냈던 유력 인사였습니다. 그리고 실종된 제인은 한 기업의 영업담당 이사로서 교회와 지역 사회에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와서 주민들로부터 존경받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만큼 그녀의 실종 자체가 이 지역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 만큼 큰 이슈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하루 만인 25일 제인은 디트로이트 시내의 한 골목길에서 자신의 벤츠 SUV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이 사실을 남편에게 알렸고, 언론을 통해 이 사건이 보도됐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며 자발적으로 추모 집회까지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남편 밥은 흐느끼며 부인의 죽음을 애도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월드리포트
▲ 숨진 부인 제인과 남편 밥
 
연일 이 사건이 보도되고 빨리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지역 주민들의 여론이 방송과 신문을 통해 계속 보도됐습니다. 경찰의 움직임도 빨라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건 발생 일주일 뒤인 1월 31일, 한 남성이 경찰서에 느닷없이 나타나 자신이 제인을 살해했노라고 자백했습니다. 겐츠라는 인물이었습니다. 제인을 살해한 장소는 엉뚱하게도 제인의 집 차고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차고 안에서 제인의 목을 졸라서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제인의 차에 싣고 디트로이트 도심 골목길로 옮긴 뒤 강도를 당한 것처럼 위장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발로 경찰서에 걸어 들어와 범행 일체를 자백하다니 참으로 이상한 노릇인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범행 동기였습니다. 누군가 자신에게 돈을 줄 테니 제인을 죽여달라는 부탁을 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런 부탁을 한 사람이 다름 아닌 남편 밥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경찰은 즉각 남편 밥을 불러 조사했습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내가 누군지 아느냐? 내 한마디면 당신들 다 다친다”는 등 고압적인 태도로 경찰의 추궁에 맞섰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 남편 밥은 부인 제인의 살해를 교사한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남편 밥과 그 변호인 그리고 검경의 숨가쁜 대결이 이어졌습니다. 검찰이 재판에 제시한 증거 자료만도 5백 페이지 분량이고 증언대에 세운 참고인과 증인 만도 70여명에 달합니다. 그리고 재판 과정에서 그 증인들의 증언과 검찰의 수사를 통해 이 지역의 유력 인사 밥의 추악한 생활상이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월드리포트
 
밥은 한마디로 색광이었습니다. 빌라 같은 곳을 통째로 빌린 뒤 많은 여성들을 초대해 섹스 파티를 열었습니다. 또 여자 친구를 바로 자기 집 침실로 불러들여 성관계를 가진 뒤 부인의 보석을 선물로 주기도 했습니다. 집안에서 음란물을 보다가 딸애에게 들키자 버젓이 자신이 성적으로 문제가 있어 치료 차 보는 것이라고 말하고는 계속 보기도 했습니다.
 
밥과 밥의 변호인 측은 이런 증언에 대해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부인의 죽음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면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배심원단도 밥의 추악한 성생활에 대해서는 환멸감을 느꼈지만, 그것이 부인 살해 교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게다가 법정에서 살해당한 부인의 사진과 동영상이 공개될 때 서러울 정도로 흐느껴 우는 밥의 모습을 보면서 검찰 주장을 모두 받아들일 수는 없었습니다.
 
월드리포트
 
검찰의 공세가 이어졌습니다. 밥이 부인의 실종 신고를 하기 전 통화내역을 뽑아 본 결과 부인에게 불과 두 차례만 전화 통화 시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새벽 2시까지 부인이 들어오지 않는데 불과 두 번 전화해 보고 곧바로 실종 신고를 했다는 것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도 밥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로 새로운 증거와 증인이 속속 나타났습니다.
 
월드리포트
제인이 죽기 2주 전, 밥과 한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졌던 한 여성은 잠든 사이 밥이 어떤 남자와 통화하면서 제인이라는 여성의 살해를 부탁하는 내용을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런 유력한 증언들과 증거들이 속속 제시되면서 밥과 변호인은 궁지에 몰렸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밥의 변호인이 한 변호가 더욱 가관입니다. ‘사실 제인이 벌어온 돈으로 생활하고 있는 밥이 굳이 제인을 죽일 이유가 있겠느냐?’ 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밥은 염문을 뿌렸던 많은 여성 가운데 한 여성과 새로운 삶을 갖자고 제안했고 그 삶을 위해 부인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을 말했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결국 밥은 재판에서 50년형이 선고됐습니다.
 
결론적으로, 밥은 부인이 벌어온 돈으로 호사스러운 생활을 하면서 다른 많은 여성들과 추악한 성관계를 갖고 그것도 모자라 돈을 주고 부인을 살해하려 했던 것입니다. 게다가, 밥은 제인을 살해한 범행을 자백하고 교도소에 수감됐던 겐츠를 죽이려고 제 3자를 통해 수감자에게 살해 교사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판 과정에 참여했던 한 배심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한마디로 암과 같은 존재입니다. 아니, 암의 원천입니다. 암을 이 세상에 그냥 놔두면 어디로 전이될지 모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