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포격으로 불타는 연평도. (2010, 사진=게티이미지)
12월 4일입니다. 2010년 11월 23일 벌어졌던 연평도 포격전을 상기하는 기간도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연평도 포격전을 다룬 많은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이제 또 한동안 잊혀질테지요.
올해는 군이 그때 용감하게 싸웠던 장병들과 부대에 훈포장도 주고 전투의 의미도 재평가할 듯 하더니 또 유야무야됐습니다. 연평도 포격전 전사들에게 미안한 일입니다. 하여 그들을 잊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진 한 장을 소개하겠습니다.
북한의 방사포탄이 자주포를 직격할 수도 있고, 옆에 떨어져도 치명적인 파편이 튈텐데 아랑곳 않고 K-9 자주포 사수 강승완 예비역 해병 병장은 포탑에 앉아 후배들을 지휘했습니다. 강 병장은 자주포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나는 믿는 신이 없지만 너희들에게 신이 있다면 살려달라고 빌어라. 꼭 살아 나가서 우리가 여기서 겪은 일들을 밖에 알리자. 꼭 살아 남아라” 그리고 싸웠습니다.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했지만 비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대위는 몸을 숨기지 않고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셔터를 눌렀습니다. 이 대위는 불지옥에서 피하지 않고 현장을 사진에 담은 당시 상황을 두고 “직업병 같았다”라며 자신을 낮췄습니다. 포탄이 떨어지는 현장으로부터 피신해도 누가 뭐라 하지 않을텐데 정훈 장교였던 이 대위는 목숨을 내놓고 부대의 역사를 기록했습니다.
‘훈장 없는 영웅’ 포 7중대원뿐 아니라 모든 연평부대원들은 그때 그랬습니다. 고(故) 서정우 하사를 비롯해 여러 장병들이 뭍으로 떠날 여객선을 뒤로 한 채 쏟아지는 포탄을 뚫고 전우들이 있는 부대로 돌아와 싸웠습니다. 고(故) 문광욱 일병은 누구보다 앞서 전투 준비를 하기 위해 뛰었습니다. 그들에게 당연한 훈장 하나 못 걸어주지만 그들을 잊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