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여사, 억대 시계인줄 모르고 받아"

문재인 전 비서실장.…건평씨 통해 전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시계선물을 받긴 했지만 1억 원짜리 명품시계인 줄은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검찰은 2006년 9월 박 전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회갑 선물로 내외에게 1억 원짜리 명품시계 2개를 전달했고, 이를 포괄적 뇌물죄에 포함시키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이날 주장에 따르면, 박 전 회장측은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 씨를 통해 이 시계를 전달했고, 건평 씨 부인 민미영 씨는 권 여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에 권 여사는 "되돌려 주든지, 형님이 쓰시라"고 말하면서 민 씨와 몇 차례 승강이를 벌였지만 결국 시계를 받았다.

문 전 실장은 "권 여사는 '큰집에서 가져가서 쓰시라'고 했고, 민 씨는 '우리도 이런 것은 못받는다'고 사양했다"며 "권 여사는 시계 장식이 요란해 노 전 대통령에게 드려도 사용할 만한 시계가 아니라고 판단, 민 씨에게 그렇게 얘기했는데 몇 차례 밀고당기기를 하다가 결국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권 여사는 그저 고급시계 정도로 생각했는데 나중에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 시계가 1억 원짜리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권 여사는 "1억 원씩이나 하는 시계가 있느냐"며 놀랐고, 결국 이 시계를 파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언론 보도를 통해 '권 여사가 이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식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대단히 억울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